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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ody/기타

[혈계전선]스티븐A스타페이즈 씨 과거날조썰

[혈계전선]스티븐A스타페이즈 씨 과거날조썰

 

 

 -B구역 출몰했어.
 -C구역 돌파중입니다!
 -C구역에서 벗어났습니다!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 소음에 스티븐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번 흡혈귀는 더욱 만만치 않는 모양이었다. 전화기 너머 역시 침묵에 휩싸인 걸 보아하니 사태에 대해 고민중인 모양이었다.
 "크라우스. 아무래도 내가 가까운 것 같으니 먼저 가 보겠네."
 -부탁하지.
 -어이, 스티븐 씨. 엉망으로 당하지 말라고.
 "레오나르도군. 체인 양을 통해 영상 찍어 보낼테니 부탁하네."
 -아, 네!
 -나 씹혔나! 씹힌 거냐!
 재프의 외침을 무시하고 플립을 닫았다. 어느새 옆에는 체인이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서 있었다.

 

 

 -E구역 돌파!
 이어폰에서 들리는 소리와 함께 부서진 건물 사이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작고 검은 것은 그 앞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뛰쳐나와 충돌했다.
 "어이쿠."
 다리에 얼음을 두르고 그것을 튕겨내었다. 그러자 그것이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허공에 섰다.
 스티븐은 그것을 웃으면서 보고 있었다.
 보고, 있었다.
 "스티븐씨?"
 체인의 부름에도 스티븐은 허공의 적에게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체인의 시선이 스티븐에게서 적에게로 향했다. 적은 검은 천을 두르고 있었다.
 그것이 허공에 잠시 멈춘 사이, 바람이 그들을 잠시 갈라놓았다. 그 순간 체인의 눈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아마 영상을 보고 있는 이들 또한 마찬가지였으리라.

 곱슬거리는 기다란 갈색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내려왔다. 드러난 눈동자가 누군가를 꼭 닮았다.
 체인은 그것을 보다 저와 만찬가지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스티븐을 보았다. 닮았다. 그 무엇보다도 눈동자의 색이 닮아있었다.
  "안, 젤라?"
 스티븐의 중얼거림에 그것이 웃었다. 이를 드러낼 정도로 환하게 웃었다.
 


 이후, 스티븐은 손도 하나 대지 못했다. 발을 뻗었지만 그것에게 타격을 주지 못했다. 아니, 건드리지도 못했다.
 다만 그것이 다른 곳으로 향하지 않도록 붙잡아 놓고 있었다.
 -체인, 상황은?
 "아시겠지만,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스티븐 씨가, 전혀 반격을 하지 않고 있어요."
 -…….
 -곧 가니까 보고하라고, 개년.
 재프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통신이 다시 끊겼다.
 


 아이는 웃음이 많았다. 아이는 사랑스러웠고, 연약했다.
 내 사랑, 내 천사, 나의 하나뿐인 여동생.
 스티븐은 어린 시절을 사랑했다. 그의 여동생이 언제나 곁에 있었고, 크라우스 역시 곁에 있었다.
 아무리 힘든 수련을 해도 그들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럼에도,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없었다.
 아이는 웃음이 많았다. 아이는 사랑스러웠고, 연약했다.
 나의 천사(Angela).
 신의 시기심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아이는 몇 년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떴고, 크라우스 역시 곁에 없었었다.
 그에게는 그 시기가 가장 힘들었다. 그의 곁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으므로.
 크라우스가 다시 손을 뻗어줄 때까지 스티븐은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인형이었을 뿐이었다.
 '어떡하지, 크라우스? 나는 이것에게 전혀 손을 대지 못하겠네. 자네라면 할 수 있겠나?'
 그 작은 손이 살의를 가지고 그를 향해 뻗었다. 기다란 손톱이 그의 목을 감싸고 살의를 내비친다.
 이미 엉망진창인 몸상태에 목을 잡히니 분노나 불안함, 공포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웃음이 나왔다.
 그를 올라탄 것이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나 스티븐은 웃었다. 웃으며 손을 뻗어 그것의 얼굴에 닿았다.
 "안…젤라. 나의… 천사."
 그것의 눈이 궁금증을 비치고 있었다.
 "내가 어찌 너를, 다치게 할 수 있을까."
 그와 그것의 주위로 기다랗고 붉은 실이 시야를 매꾼다. 마지막, 마지막이겠지. 스티븐이 차가운 그 뺨에서 손을 떼어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다시 너를 다치게 해서 미안하다.
 "실례하겠네."
 붉은 실이 그를 감싸고 그것은 심판을 받았다.
 크라우스의 목소리를 들으며 스티븐은 눈을 감았다.

 "스티븐 씨!"
 재프의 실로 인해 한 쪽으로 빠진 스티븐이 눈을 감자 레오가 달려들었다. 봉인을 끝낸 크라우스 역시 그에게로 다가와 무릎을 꿇었다.
 전에없을 정도로 다친 모습에 크라우스의 눈이 가라앉았다.
 그를 안아들고 라이브라는 귀환했다.